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요동칩니다. 아이가 이유 없이 울 때, 떼를 쓸 때, 갑자기 화를 낼 때 부모의 마음도 함께 흔들립니다. 특히 초보엄마 시절에는 아이의 감정 표현이 낯설고 당황스럽게 느껴집니다. “왜 이렇게 예민할까?”, “내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기도 합니다. 저 역시 아이의 울음과 짜증 앞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순간적으로 감정을 억누르거나, 반대로 같이 예민해졌던 적이 있습니다.
『감정은 잘못이 없다』는 그런 순간에 방향을 잡아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감정 자체에는 옳고 그름이 없으며, 문제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아이의 감정을 고치려 했던 제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멈추게 하기보다 이해하려는 태도
아이를 키우다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울지 마”, “그만 화내” 같은 말입니다. 저 역시 아이가 크게 울면 일단 울음을 멈추게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주변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했고, 아이가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안쓰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정은 잘못이 없다』에서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아이의 분노나 짜증은 문제 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피곤함, 배고픔, 관심받고 싶은 마음 등 다양한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감정 코칭의 시작은 “왜 그래?”가 아니라 “속상했구나”라는 공감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데 급급했지, 감정의 원인을 들여다보려는 여유는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는 아이가 울 때 “왜 울어?” 대신 “많이 속상했구나”라고 먼저 말해보았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는 금세 진정했고, 저 역시 덜 지쳤습니다. 아이 감정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부모와 아이 관계를 훨씬 부드럽게 만든다는 걸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육아의 분위기를 만드는 부모의 감정조절
책을 읽으며 더 크게 다가왔던 부분은 부모의 감정 관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은 자연스럽지만, 부모의 반응은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사실 육아 스트레스가 쌓이면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기 쉽습니다. 저 역시 잠이 부족한 날이면 아이의 짜증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감정은 잘못이 없다』는 감정을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나는 많이 지쳐 있구나”, “지금은 화가 올라오고 있구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반응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소리치기 전, 잠시 숨을 고르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부모 감정 조절은 완벽함이 아니라 연습의 문제라는 점도 위로가 되었습니다. 저는 실수한 날이면 스스로를 심하게 자책했지만, 이제는 “다음에는 조금 더 다르게 해 보자”라고 생각하려 노력합니다. 아이에게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라고 말하기 전에, 저부터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걸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 법은 바로 감정 인정해주기
아이 자존감은 칭찬만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다는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럴 수 있어”, “엄마는 네 마음을 이해해”라는 말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정을 부정당하지 않은 아이는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돌아보면 저는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습니다. 슬픔이나 화를 빨리 사라지게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감정은 없애는 대상이 아니라 지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는 순간, 아이는 스스로 조절하는 법도 조금씩 배우게 됩니다.
요즘은 아이가 화를 낼 때 예전처럼 당황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바꾸기보다, 감정을 바라보는 제 시선을 바꾸는 일이 먼저였습니다.
결론
『감정은 잘못이 없다』는 육아 기술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부모와 아이 모두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아이 감정 표현이 버겁게 느껴질 때, 혹은 부모 감정 조절이 어려울 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단순한 문장이, 육아의 분위기를 크게 바꿔주었습니다. 오늘도 아이의 감정을 고치려 하기보다, 먼저 이해해보려 합니다.